다치고 나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다. 산재 신청은 회사 동의가 필요 없다. 회사가 "공상으로 처리하자"고 하거나 확인서를 안 써 준다고 해서 막히지 않는다. 신청 주체는 본인이고, 접수처는 회사가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이다.
| 물어보는 것 | 답 |
|---|---|
| 어디에 내나 | 사업장 관할 근로복지공단 지사 (방문·우편·팩스) 또는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 온라인 |
| 무슨 서류 | 요양급여신청서 + 요양급여신청소견서(뒷면은 의료기관이 작성) |
| 얼마나 걸리나 | 신청일부터 7일 내 승인 여부 통지. 업무상질병은 판정위원회 20일(+10일) |
| 돈은 얼마 | 치료비 전액 + 휴업급여 평균임금의 70% |
| 언제까지 내나 | 요양·휴업 3년, 장해·유족 5년 |
| 불승인되면 | 90일 내 공단에 심사 청구 → 다시 90일 내 재심사 청구 → 행정소송 |

1단계 — 서류 두 장으로 시작한다
필요한 것은 요양급여신청서와 요양급여신청소견서다. 소견서 뒷면은 치료받은 의료기관이 작성한다. 병원에 "산재로 처리하려고 한다"고 말하고 소견서 작성을 요청하면 된다.
접수는 세 경로 중 아무거나 쓸 수 있다.
- 사업장 관할 근로복지공단 지사 방문·우편·팩스
- 고용·산재보험 토탈서비스(total.comwel.or.kr) 온라인 제출
- 대표상담 1588-0075로 절차 확인
여기서 다시 강조할 것이 있다. 사업주의 동의나 확인은 신청 요건이 아니다. 회사가 도장을 안 찍어 준다는 이유로 접수가 거부되지 않는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좌초 지점이 이 오해다. 접수 방법은 근로복지공단의 요양급여 신청 안내에 정리돼 있다.
2단계 — 승인 여부는 7일 안에 온다
공단은 신청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승인 여부를 신청인과 사업주에게 통지해야 한다. 다만 이 7일에 포함되지 않는 기간이 있다. 현장조사, 특별진찰, 그리고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 기간이다. 그래서 사고성 재해는 대개 일주일 안에 결론이 나지만, 질병은 더 걸린다.
업무상질병은 별도로 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친다. 심의 기간은 20일이고 10일까지 연장될 수 있다. 근골격계 질환, 뇌심혈관 질환, 직업성 암처럼 업무와 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져야 하는 사건이 여기로 간다.
3단계 — 돈은 얼마고 언제 청구하나
요양급여는 치료비다. 승인되면 진료비가 공단에서 의료기관으로 지급되므로 본인이 부담하지 않는다.
휴업급여는 일을 못 한 기간의 소득 보전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2조에 따라 1일당 평균임금의 100분의 70이고, 취업하지 못한 기간이 3일 이내면 지급하지 않는다.
금액에는 상·하한이 있고 매년 고시로 바뀐다. 2026년 기준은 이렇다.
| 구분 | 2026년 기준 |
|---|---|
| 최고 보상기준금액 | 1일 268,299원 |
| 최저 보상기준금액 | 1일 82,560원 |
주의할 점 하나. 휴업급여는 요양 승인이 난 뒤에 별도 청구서로 따로 청구한다. 요양 신청만 하고 기다리면 생활비가 들어오지 않는다. 최초 청구할 때는 근로계약서, 재해 직전 3개월 급여대장, 통장 사본을 함께 낸다.
치료가 끝난 뒤 후유증이 남으면 장해급여로 넘어간다. 장해등급에 따라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지급된다. 급여 종류별 산정 방식은 법제처의 산재보험 급여 해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효 — 3년과 5년으로 갈린다
산재보험법 제112조 제1항이 정한 청구권 소멸시효다.
| 급여 | 시효 | 기산점 |
|---|---|---|
| 요양급여 | 3년 | 요양받은 날의 다음 날부터 |
| 휴업급여 | 3년 | 휴업한 날의 다음 날부터 |
| 장해급여·유족급여·장례비·진폐보상연금·진폐유족연금 | 5년 | — |
불승인됐을 때 — 90일, 90일, 그다음 소송
가장 많이 놓치는 기한이다. 세 단계가 있고 앞의 두 단계는 각각 90일이다.
- 심사 청구 —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근로복지공단에 청구한다(제103조 제3항).
- 재심사 청구 — 심사 결정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고용노동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청구한다(제106조 제3항). 접수는 처분한 공단 지사를 거쳐서 한다.
- 행정소송 — 관할 행정법원에 제기한다.
예외가 하나 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친 결정은 심사 청구를 생략하고 곧바로 재심사 청구를 할 수 있다(제106조 제1항 단서). 질병 사건에서 시간을 아끼는 경로다. 단계별 요건은 법제처의 산재 불복 절차 해설에 정리돼 있다.

회사에는 회사의 의무가 있다
본인 신청과 별개로 사업주가 지켜야 하는 것들이다. 이걸 알면 "조용히 처리하자"는 압박에 밀리지 않는다.
- 중대재해를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보고해야 한다. 미보고 시 3천만 원 이하 과태료.
- 사망 또는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산업재해는 발생일부터 1개월 이내에 산업재해조사표를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미제출 시 1천5백만 원 이하 과태료.
- 산재 은폐는 금지된다.
산재보험료는 사업주가 전액 부담한다(산재보험법 제4조, 보험료징수법 제13조). 노무제공자만 예외로 사업주와 각각 절반을 낸다. 2026년 적용 요율은 고용노동부고시 제2025-91호로 사업종류별 요율과 출퇴근재해 요율이 정해져 있다. 즉 산재 신청은 회사에 추가 비용을 물리는 개인적 부탁이 아니라, 이미 낸 보험에서 급여를 받는 절차다. 자세한 부담 구조는 법제처의 산재보험료 해설에 있다.

무엇을 기록으로 남기나
승인 여부를 가르는 것은 결국 업무와 상병 사이의 인과관계다.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본인이 갖고 있어야 한다.
- 사고 경위를 시간 순으로 적은 본인 진술 메모 — 기억이 흐려지기 전에
- 사고 현장과 장비 상태 사진, 목격자 이름과 연락처
- 최초 진료 기록과 진단서. 초진 시점의 기록이 특히 중요하다
- 업무 내용과 강도를 보여주는 자료 — 근무표, 작업 지시, 반복 동작이 있었다면 그 내용
- 회사와 주고받은 메시지. 특히 "공상 처리" 권유가 있었다면 그 문장
정해진 마감이 있는 것은 위에 적은 법정 기한뿐이다. "며칠 안에 증거를 다 모아야 한다"는 식의 규칙은 법령에 없다. 다만 사진과 목격자 진술은 시간이 지나면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치료를 받는 시점부터 병행해 두는 편이 낫다.
규모를 가늠하는 국제 통계
국제노동기구(ILO)는 2023년 11월 발표에서 매년 약 293만 명이 업무 관련 원인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질병 260만 명 + 사고 33만 명, 2019년 기준 추정). 비치명적 업무상 부상은 연간 약 3억 9,500만 명으로 추정한다. 원문은 ILO 발표에서 볼 수 있다.
경제적 손실 추정치는 인용할 때 출처를 조심해야 한다. 흔히 "GDP의 3.9%, 2조 9천억 달러"로 돌아다니는 숫자는 ILO 자체 추정이 아니라 2017년 세계산업안전보건대회에서 발표된 연구진 계산이다. ILO 간행물이 제시하는 값은 이와 다르다.
정리 — 오늘 할 일
- 병원에 요양급여신청소견서 작성을 요청한다. 회사 허락을 받을 필요 없다.
- 신청서와 소견서를 관할 공단 지사나 토탈서비스로 접수한다. 승인 통지는 7일 내에 온다.
- 승인이 나면 휴업급여를 별도로 청구한다. 근로계약서·직전 3개월 급여대장·통장 사본을 준비한다.
- 불승인 통지를 받으면 날짜를 적어 둔다. 그날부터 90일이 심사 청구 기한이다.
- 회사가 공상 처리를 권하면 거절해도 된다. 산재 신청은 본인의 권리이고 보험료는 이미 회사가 낸 것이다.
이 글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법제처 해설, 근로복지공단 안내를 근거로 현행 기준을 정리한 것이다. 보상기준금액처럼 해마다 고시로 바뀌는 항목이 있으니 실제 청구 직전에 위 링크에서 그 시점의 금액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업무상질병처럼 인과관계 판단이 걸린 사건은 초기 자료 정리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므로, 공단 지사 상담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좋다.




